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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이 살아남는 법

돌이켜보면 방탄소년단(BTS)은 늘 그랬다.

천편일률적인 보이그룹 시장 속 ‘화양연화’를 중심으로 한 서사를 쓰며

전에 없던 세계관을 탄생시켰을 때도,

SNS 소통과 다수의 콘텐츠 생산을 통해

팬덤 문화의 진일보를 이끌었을 때도,

그들은 늘 ‘선봉’에 있었다.

 

매번 차별화된 생존 전략으로 이젠 ‘월드스타’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들의 존재감은

코로나19 팬데믹 속 위기를 맞은 가요 시장에서 어김없이 빛났다.

‘언택트’(untact, 비대면) 공연 문화의 포문을 연 데 이어,

쉴 틈 없는 온라인 콘텐츠 제공을 통해 가요계에

온택트(Online+Contact)’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지난 2월 21일 정규 4집 ‘MAP OF THE SOUL: 7’을 발매했던 방탄소년단은

제대로 된 컴백 활동을 채 즐기지도 못한 채 아쉬운 마무리를 맞이해야 했다.

지난 달 11일부터 예정돼 있던 월드 투어

'맵 오브 더 소울 투어'(MAP OF THE SOUL TOUR)도 전면 취소됐다.

코로나19 시국이 활동 일정과 겹친 탓이었다.

 

경제적 타격은 물론, 글로벌 팬덤의 분산까지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방탄소년단은 언택트(untact) 소통을 통한 위기 타파에 나섰다.

대표적인 예가 ‘방방콘(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이다.

방탄소년단의 기존 콘서트와 팬미팅 공연 실황을 엮은 ‘방방콘’은

지난 4월 유튜브 공식 채널인 ‘방탄TV(BANGTANTV)’를 통해 공개됐다.

해당 콘텐츠는 총 조회수 5,059만 건,

최대 동시 접속자 수 224만 명이라는 역대급 기록을 남겼다.

성과에 힘입어 방탄소년단은 다음 달 실시간 라이브 공연

‘방방콘 The Live’을 개최하고 열기를 이어간다.

최근 몇몇 아티스트들이 시국에 발맞춘 ‘언택트’ ‘온택트’ 콘서트를 진행하고 나섰지만,

방탄소년단이 남긴 기록들은 그야말로 ‘넘사벽’이다.

그간 쌍방향 소통에 주력하며,

음악을 넘어선 다양한 부가 콘텐츠들을 제공해 왔던

방탄소년단의 저력이 만든 결과다.

스타와 팬의 만남이 단절된 상황에서

온라인에 주력했던 방탄소년단의 소통법이 제대로 빛을 본 것이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은 최근 컴백 준비를 시작했음을 알리며

팬들에게 새 앨범 작업기까지 공유하고 나섰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고 있는 영상에서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각 부문의 담당 디렉터로 나서

직접 새 앨범 콘셉트 회의를 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그간 모든 앨범의 준비 과정을 철저한 비공개로 진행하며

보안에 힘썼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활동의 부재 속 팬덤의 분산이나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

실제로 현재 방탄소년단의 컴백 시기 등은 미정이지만,

컴백과 새 앨범을 향한 팬들의 기대감은 여느 때보다 높다.

이들의 컴백 준비기를 같이 하며 팬들 간의 소통 역시 활발해졌고,

덩달아 팬덤 아미의 결집력 역시 높아졌다.

뜻밖의 ‘활동 가뭄’ 속, 실로 영리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이에 대해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군 입대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만큼,

다음 컴백의 가능 여부조차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며

“군 입대 전 활동이 막바지로 향하는 느낌 속,

보다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팬덤을 집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작업기를 공개했지만, 직접적인 힌트보다는 컴백에 대한

흥미 유발 정도의 기획이라는 점 역시 현 시국 속 똑똑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한 가요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국 속 가요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 속에서,

방탄소년단이 보여준 행보는 다른 가수들에게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며

“현재 다른 소속사들 역시 서둘러 ‘온택트 문화’에 발맞춘

디지털 콘텐츠를 선보이며 소통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방탄소년단을 뛰어넘는 콘텐츠를 발빠르게 생산해 내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방탄소년단은 국내외 ‘톱’ 클래스의 품격을 증명함과 동시에

국내 가요계에 유의미한 선례를 남기는 데도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에게 ‘위기’는 곧 ‘기회’가 됐다.

이는 국내를 넘어 세계 가요 시장에서도

그들이 ‘정점’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오늘도 여전히 방탄소년단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